저시력 시각장애인의 편의점 이용 시,
정보접근성 확보를 통한 소비자 권리 보장이 필요합니다.
서울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김소현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편리하게 물건을 사는 곳, 바로 편의점이다. 그러나 이 곳이 누구에게는 친숙하지도 편리하지도 않은 곳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봤는가? 편의점에 가면 항상 1+1, 2+1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격표 옆쪽에 작은 행사 안내 종이가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비장애인의 경우, 행사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바로 저시력 시각장애인이다.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경우, 빛 반사나 빛 퍼짐 등에 취약하여 물체 또는 글자를 인지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 가격표는 코팅되어 있거나 아크릴판에 넣어져 있어 빛이 반사되므로 확인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행사 문구와 배경 색상 간의 색상 대비가 뚜렷하지 않다면 내용을 인지하기가 더욱 어렵다. 즉,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 ‘장애인 등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장애인 등이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과 설비를 동등하게 이용하고,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의 내용에 위배 됨을 알 수 있다.
위의 편의점 매대의 문제뿐만 아니라 제품 뒤의 영양성분표와 같은 작은 글씨 크기도 저시력 시각장애인에게는 하나의 장벽으로 다가온다. 상품의 글씨가 작아서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성을 방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2022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6개의 식품 기업과 ‘규제 실증 특례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사업 내용으로 제품 포장재에 기재하는 필수적 표시사항의 가독성 향상을 위해 글자 크기(10→12포인트)와 글자 폭(50→90%)을 확대해 제품에 크게 표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시범사업으로, 6개의 업체의 3개 이하의 제품만 시범사업 대상이기에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성을 향상시킨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이에 대해서 오프라인이 어렵다면 온라인으로 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방해 요소는 여전히 많다. 각 편의점 온라인 페이지를 보면 제품별로 분류되어 있지 않고, 검색기능도 한 업체를 제외하고는 없는 상황이다. 오프라인과 같이 상품 그림과 글씨가 작아서 확인하기 쉽지 않다. 이를 ‘웹접근성’이 낮다고 할 수 있는데, ‘웹접근성’이란 「지능정보화기본법」 제46조에 따라 장애인이나 고령자분들이 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웹접근성 준수 고려사항을 살펴보면 실명, 색각 이상, 다양한 형태의 저시력을 포함한 시각장애를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웹접근성 준수는 법적의무사항이다. 그러나 유명 편의점 업체 4곳 모두 웹접근성 인증은 받지 않은 상태이다.
지금까지 논의한 바와 같이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성 방해는 소비자의 권리와도 이어지게 된다. 「소비자기본법」 제4조(소비자의 기본적 권리) 2호에 따르면 소비자는 물품 등을 선택함에 있어서 필요한 지식 및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를 갖는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성이 보장되지 않음에 따라, 소비자의 기본적 권리 보장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누구나 소비자가 될 수 있듯이,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소비자의 기본적 권리 또한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위에서 제기한 문제의 조치 방향은 크게 오프라인, 온라인으로 나뉘어 제시할 수 있다. 먼저, 오프라인의 경우 상품 진열대 행사 안내표 내 QR코드 부착 혹은 음성인식 기능 제공하는 것이다. 이 또한 어렵다면, 저시력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인들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으로 큰 글씨 행사안내판 제작 및 비치를 제안한다. 다음 온라인의 경우는 행사 상품 제품군별 분류기능 추가, 행사 상품 안내 페이지 내 검색기능 추가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빛 반사 및 비슷한 색상을 구분하기 어려운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상품 이미지 대체 텍스트 제공을 제안한다. 또한, 각 편의점 온라인 페이지는 웹 접근성을 인증받지 않은 상태이기에, 웹접근성 인증도 제안한다.
제안한 모든 것들이 기업 측에서는 추가 비용 발생, 시간 및 인력 낭비 등의 어려움 등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비자가 있기에 그들 또한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저시력 시각장애인들도 한 명 한 명의 소비자로서 동등하게 접근하고 선택할 권리를 보장해주길 바라는 바이다. 기업체의 노력뿐만 아니라, 우리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지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업시간에 기억에 남는 내용 중, 욕구가 모여 요구가 되고 요구를 해야 사회문제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결국 한 개인의 불편함에서 끝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의견이 모여 요구를 해야만 사회문제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불편함에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우리는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