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재활협회(이하 RI Korea, 회장 나운환)는 장애인 의무고용을 채우지 못한 기업이 납부하는 장애인고용부담금을 기업의 비용으로 봐야한다는 지난 3월 12일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5두35058)을 규탄하며, 앞으로 장애인고용에 미칠 영향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한다.
장애인고용부담금(이하 고용부담금)을 손금불산입으로 해석한 것은 지난 2018년부터다. 기획재정부는 법령해석(법인세제과-145, 2018.2.21)을 통해 고용부담금을 위반에 따른 공과금으로 유권해석하였다. 일부 기업에서 경정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1심과 2심에서는 세법 상 비용으로 보아야 한다며 과다납부한 세금을 환급해달라는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서울고등법원 2023누45325).
이번 판결의 핵심은 법인세법 제21조 5호다. 동 법은 2025년 1월부터 개정되어 법령에 따른 의무의 불이행 또는 금지, 제한 등의 위반을 이유로 부과되는 공과금은 불손입하도록 되어있다. 다만, 이번 판결은 청구 시기(2019년)를 기준으로 개정 전 법인세법의 조항인 ‘위반에 대한 제재로서 부과되는 공과금’ 여부를 해석하여 선고하였다.
대법원이 기업의 손을 들어주면서, 법 개정 이전 고용부담금은 기업들이 경정청구를 통해 비용 처리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이번 판결로 장애인의 직접 고용을 유도하기 위한 법 제정 취지가 훼손되고, 장애인을 고용하는 기업과 의무고용 미이행 기업 간 형평성이 무너졌다. 향후 많은 기업들이 이 판례를 이유로 경정청구의 소를 제기하거나 앞으로 장애인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RI Korea는 고용부담금 취지인 장애인 고용에 관한 사회연대 책임에 부합하지 않은 이번 판결을 규탄하며, 개정 전의 고용부담금이 손금산정에 포함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과 제도 정비를 촉구한다. 더불어, 현행 고용부담금은 의무고용보다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는만큼, 정부와 국회가 나서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장애인 고용 정책 방향과 장애인고용부담금의 한계를 고려하여 장애인 의무고용 미이행 시 실효적 제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의무고용 미이행 기업 고용부담금과 행정제재 강화를 제안한다. 더불어 민간의 장애인 고용을 유도할 수 있도록 의무고용 이행 기업에 대해서는 세재 혜택과 공공조달 가점 등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판결과 관련하여 대법원의 장애인권감수성이 의심되는 판결인 점, UN이 지속적으로 대한민국 정부에 권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사법부 대상 장애감수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선을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헌법의 형평성 원칙 위반을 이유로 한 헌법소원과 법인세법 제21조 5호에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제도적 보완 조치를 촉구한다.